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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어린이는 감정을 어떻게 배우는가? – 표현의 첫걸음
어린이의 감정은 깊고 다양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언어는 아직 자라나는 중입니다.
아이들은 기쁘거나 화가 나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기보다는 행동이나 표정, 때로는 침묵이나 울음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인식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대화보다도 놀이를 통한 접근이 더 효과적입니다.
놀이는 아이가 가장 편안하게 마음을 여는 방식이며, 심리 교육의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2. 감정 표현이 어려운 아이의 특징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흔히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감정이 올라오면 무기력하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함
-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몸짓이나 울음, 떼쓰기로 반응함
-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묻는 질문에 대답을 망설임
- 감정 이름을 몰라서 혼란스러워함
이러한 반응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감정의 이름을 배우지 못했고, 표현하는 방법을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지행동치료(CBT)는 이 부분을 체계적으로 돕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3. 인지행동치료(CBT)란 무엇이며, 왜 아이에게 필요한가?
CBT는 인간의 감정, 생각, 행동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생각이 감정을 만들고,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구조는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생각을 언어화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정을 직접 다루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그래서 필요한 것이 놀이형 CBT입니다.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상황을 역할놀이로 재현하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무슨 일이 있었고,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그래서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를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4. 감정카드란? – 아이의 감정을 눈에 보이게 만들기
감정카드는 표정과 감정 이름이 그려진 그림 카드입니다. 예를 들어, 웃는 얼굴에는 ‘기쁨’, 찡그린 얼굴에는 ‘화남’, 눈물 흘리는 얼굴에는 ‘슬픔’ 같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이 카드의 핵심 역할은 아이가 ‘보는 감정’을 ‘말할 수 있는 감정’으로 바꾸도록 돕는 것입니다.감정카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지금 기분이 어떤 카드와 비슷한지 고르게 하기
- 일어난 일에 따라 감정카드를 골라 이유 설명하기
- 하루의 기분을 정리하며 감정카드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시각화된 감정은 아이의 언어 습득 속도를 높이고, 자기 감정을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5. CBT 원리를 적용한 감정카드 놀이법
감정카드를 단순한 분류 도구로만 쓰기보다는, CBT 구조를 기반으로 한 질문과 연결시키면 훈련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예시 놀이 – 감정 탐정 되기
- 오늘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카드 중에서 하나 고르기
- 그 감정을 느꼈던 상황을 떠올리기
-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라고 질문하기
- “그 생각은 맞는 생각이었을까요?”라고 점검하기
- “다른 생각을 해봤다면 기분은 어땠을까요?”로 대안 제시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감정을 구체화하고, 생각과 감정이 연결되는 구조를 이해하게 됩니다.
6. 감정카드 + 상황카드 조합 놀이
상황카드는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그린 그림이나 문장 카드입니다. 예:
- “친구가 내 장난감을 부쉈어요.”
- “엄마가 나에게 화를 냈어요.”
- “생일에 아무도 축하를 안 해줬어요.”
이 상황카드를 감정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감정 유추와 표현 훈련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 아이에게 상황카드를 주고,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 것 같니?”라고 묻습니다.
- 감정카드를 고르게 한 후, “왜 그런 감정을 느꼈을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 “그럴 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낄까?”로 사고를 확장시킵니다.
이 조합은 아이의 공감 능력, 사고 유연성, 감정 이해력을 동시에 발달시키는 강력한 놀이법입니다.
7. 생각-감정 연결 놀이: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느꼈니?"
CBT의 핵심은 생각과 감정의 연결입니다.
이 훈련을 놀이로 만들면 다음과 같습니다.활동 예시 – 세 줄 이야기 놀이
- 줄 1: 무슨 일이 있었나요? (상황 설명)
- 줄 2: 그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 줄 3: 그래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예)
- 친구가 나랑 놀지 않았어요.
- 나는 ‘내가 싫은가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 그래서 슬펐어요.
이 놀이를 반복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단순히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원인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8. 역할놀이와 표정 모방 놀이로 감정 공감 키우기
역할놀이와 표정놀이도 CBT 훈련과 잘 결합할 수 있습니다.
예)- 엄마 역할을 맡고, 아이는 슬퍼하는 아이 역할을 맡아 감정을 나눠보기
- 거울을 보며 슬픔, 화남, 놀람, 기쁨 등 감정 표정을 따라 해보기
- ‘이 표정을 지은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추측 놀이 해보기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는 감정을 내면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에도 공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9. 집에서 할 수 있는 CBT 놀이 루틴
놀이를 습관화하려면 매일 짧은 시간을 정해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시 루틴:- 아침 5분: 오늘 어떤 감정카드를 들고 싶은지 선택해보기
- 귀가 후 10분: 오늘 겪은 일 중 기분이 좋았던 일, 나빴던 일 말해보기
- 취침 전 5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감정카드 고르기 + 생각 연결하기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반복되면 아이의 감정 표현력과 자기 이해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됩니다.
10. 부모를 위한 가이드 – 아이와 CBT 놀이할 때 유의사항
CBT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게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모는 다음과 같은 태도로 놀이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판단하지 않기: “그건 나쁜 감정이야” 같은 말은 피하기
- 공감 먼저, 수정은 나중에: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다른 생각도 해볼 수 있을까?”
- 모범 보이기: 부모도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공유해보기
- 반복을 인정하기: 아이가 같은 감정을 반복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기
아이에게는 ‘틀린 감정’이 없습니다. 다만 표현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필요할 뿐입니다.
11. 놀이 속에서 자라는 아이의 감정 근육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 발달합니다. CBT 놀이를 통해 아이는
- 감정과 생각을 구분하고,
-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안전하게 표현하고,
- 다양한 감정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능력은 단지 유아기뿐 아니라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연결되는 심리적 자산이 됩니다.
12. 감정표현력은 훈련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감정은 너무나 많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지행동놀이와 감정카드는 그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언어’이자 ‘도구’입니다.
하루 10분, 감정카드를 펼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CBT는 어려운 심리학이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따뜻한 대화와 놀이로 실천할 수 있는 마음 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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