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리의 블로그

인지행동치료는 생각과 감정, 행동의 고리를 인식하고 바꾸는 훈련으로, 자기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되짚는 섬세한 과정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돕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쿠키, 웹 비콘, IP 주소 또는 기타 식별자의 사용과 같이 이용된 기술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여 Google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한 결과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 수집, 공유 및 사용을 명확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사항

  • 2025. 5. 8.

    by. ad-jungsin

    목차

      1. 감정은 왜 우리를 휘어잡는가?

      아침에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하루 종일 마음에 남은 적 있지 않으신가요?
      문자 하나, 표정 하나에 괜히 예민해지고, 기분이 가라앉아버리는 날들.
      우리는 종종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중심을 잃곤 합니다.

      감정은 원래 인간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본능적인 신호입니다.
      두려움, 분노, 슬픔 같은 감정은 위험을 피하고, 관계를 지키며, 에너지를 보존하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감정이 현실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된 생각에 의해 지나치게 증폭될 때 발생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감정에 ‘이끌려 가는 삶’을 살게 됩니다.


      2. 감정의 파도 속에서 중심을 잃는 순간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회의에서 상사가 인상을 썼다” → “내가 실수한 걸까?” → “난 무능력해…”
      • “친구가 톡에 바로 답장 안 한다” → “싫어진 걸까?” → “나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가?”

      이렇게 감정은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해 폭풍처럼 커진 해석을 만들고,
      그 해석은 다시 감정과 행동을 강화하는 ‘악순환 루프’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감정의 과잉 반응은 스트레스, 인간관계 충돌, 심지어 신체 증상(두통,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인지 훈련’입니다.


      3. 인지 훈련이란 무엇인가?

      인지 훈련이란 쉽게 말해 생각을 훈련시키는 과정입니다.
      자동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적으로 점검하고,
      그 생각의 신뢰도를 따져보고,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꾸는 훈련을 말합니다.

      이 훈련은 심리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인 **인지행동치료(CBT)**에 기반합니다.
      CBT는 생각, 감정,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전제 아래,
      생각을 바꾸면 감정과 행동도 변할 수 있다는 원리를 사용합니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그 감정을 만든 생각을 다룬다는 점에서
      인지 훈련은 감정 조절의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4. 감정과 생각, 행동의 삼각 구조 이해하기

      CBT에서 말하는 기본 구조는 이렇습니다.

      • 생각(Thought) → 감정(Feeling) → 행동(Behavior)

      예를 들어,

      • “나는 이 일을 못 해낼 거야.” (생각)
        → “두렵고 불안해.” (감정)
        → “미루고 회피하게 됨.” (행동)

      그런데 이 중 감정은 대개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즉, 감정을 조절하고 싶다면 그 뿌리인 생각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이 삼각 구조를 이해하면,
      감정이 들끓는 순간에도 한 발짝 물러서서
      “지금 어떤 생각이 이런 감정을 만들고 있지?”라고 질문할 수 있게 됩니다.


      5. 휘몰아치는 감정 속 자동사고 포착하기

      감정이 강하게 올라오는 순간,
      우리 머릿속에는 이미 수많은 **자동사고(Automatic Thought)**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자동사고란,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판단, 해석, 예측입니다.

      예시:

      • “저 사람 표정이 안 좋아” → “나 때문에 기분 나빴나 봐.”
      • “말실수를 했어” → “분명 날 무시하겠지.”

      이런 사고는 대부분 왜곡되거나 지나치게 일반화된 경우가 많습니다.
      인지 훈련의 첫 걸음은 이 자동사고를 붙잡아내고 언어화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내 감정은 어디서 비롯된 생각인지,
      그 생각이 사실인지 아닌지 차분히 검토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 잡는 인지 훈련


      6. 중심을 잡는 질문: 그 생각은 사실인가?

      이제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됩니다.
      자동사고가 떠올랐다면, 그것을 그대로 믿지 말고 질문해보세요.

      핵심 질문 4가지

      1. 정말 그런가요?
      2. 그 생각에 대한 증거는 무엇인가요?
      3. 다른 해석은 가능한가요?
      4. 이 생각이 나를 도와주고 있는가요, 아니면 해치고 있는가요?

      예를 들어,
      “나는 항상 실패한다.” → “정말 항상 그런가요?” → “사실 그렇진 않지. 해낸 일도 있었어.”

      이런 방식으로 사고의 방향을 튼다면,
      감정의 무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7. 반응 전 ‘멈춤’의 기술: 감정과 거리 두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감정과 나 사이의 거리'**를 확보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잠시 멈추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감정이 강하게 올라올 때 숨을 쉬고, 생각을 붙잡는 짧은 쉼표를 넣는 겁니다.

      예시 루틴:

      1.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멈춤!”을 속으로 외치기
      2. 심호흡 3번
      3. 지금 머릿속 생각을 하나 적어보기
      4. 그 생각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검토하기

      이 짧은 루틴은 감정의 자동 반응을 의식적인 선택의 여지로 바꾸어 줍니다.


      8. 자신에게 보내는 회복적 자기 대화

      감정에 휘둘릴 때 가장 무서운 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입니다.

      • “왜 또 이러지?”
      • “난 정말 약해.”
      • “이런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이런 자기 비난은 감정을 더 악화시키고 회복을 방해합니다.

      대신, 인지 훈련의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회복적 자기 대화를 연습해보세요.

      • “지금 힘든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 “이 감정이 지나가면 난 더 단단해질 거야.”
      • “지금 이 순간, 내 편이 되어줄 수 있어.”

      이런 말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안전하게 품는 힘을 줍니다.


      9. 훈련은 반복이다: 인지 근육을 키우는 루틴

      인지 훈련도 근육처럼 반복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렵지만, 계속 훈련하면 생각의 체력이 생깁니다.

      일일 인지 훈련 루틴:

      1. 오늘 나를 힘들게 한 생각은?
      2. 그 생각이 만든 감정은 무엇이었나?
      3. 다른 해석은 가능한가?
      4. 나에게 해줄 수 있는 따뜻한 말은?

      이러한 루틴을 노트에 적거나, 음성 메모로 남겨두는 습관을 들이면
      감정에 휘둘리는 빈도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10. 일상에서 중심을 회복하는 마이크로 실천들

      감정이란 단지 마음속에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몸과 생활 패턴, 호흡과 환경까지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인지 훈련은 삶의 작은 실천과도 함께 가야 합니다.

      마이크로 실천 예시

      • 감정이 오를 때 잠깐 산책하기
      • 명상 앱을 켜고 3분간 호흡 인식하기
      • 스마트폰 메모장에 감정 이름 붙이기
      • 거울 앞에서 자기 대화 연습하기
      • 오늘 나를 지탱해준 것 3가지 적기

      이런 일상 속 실천이 쌓일수록,
      우리는 ‘감정에 끌려가는 사람’에서 ‘감정 위에 중심을 잡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11. 인지 훈련으로 삶이 바뀐 사람들의 사례

      마지막으로 실제 사례를 통해 인지 훈련의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1 – 불안한 대학생 민지

      민지는 늘 “난 못 해”라는 생각에 시달렸습니다.
      발표 전엔 손이 떨리고, 작은 실수에도 자책했죠.
      하지만 인지 훈련 후, 그녀는 자동사고를 점검하고 새로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 “실수해도 괜찮아. 누구나 그럴 수 있어.”
      • “나는 준비했고, 그게 중요해.”

      그 결과 발표 성과뿐 아니라 자존감 전체가 높아졌습니다.

      사례 2 – 분노 조절이 어려웠던 직장인 재훈

      재훈은 작은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올랐고, 후회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치밀기 전 ‘멈춤’, 사고 분리, 자기 대화를 연습하면서
      이제는 화 대신 말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