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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우리는 왜 나 자신과 멀어졌을까?
누군가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오히려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하지?”, “왜 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는 너무 자주, 너무 오래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나 자신을 정의해왔습니다.
'잘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죠.하지만 진짜 나와 친해지고 싶다면, 무엇보다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을 가장 안전하게 도와주는 심리 기술이 바로 CBT, 인지행동치료입니다.
2.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한 이유
CBT에서 말하는 ‘내면의 대화’는 단순한 생각이 아닙니다.
내가 나에게 매일 반복하는 말들, 즉 **자기서사(self-narrative)**입니다.
이 서사는 곧 나의 자존감, 감정, 삶의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예를 들어 이런 말들 말이죠:
- “나는 왜 항상 이 모양일까…”
- “내가 뭘 잘하겠어.”
- “괜찮아, 이번엔 잘했어.”
- “내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어.”
내면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강력합니다.
그 목소리가 따뜻할수록 삶은 단단해지고,
그 목소리가 차갑고 비판적일수록 마음은 점점 위축됩니다.따라서 나 자신과 친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은, 내면의 대화를 의식화하고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CBT는 이를 위한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연습법을 제공합니다.
3. CBT란 무엇이고, 왜 ‘나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인지행동치료)는
우리의 **생각(인지)**이 감정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고,
비현실적이거나 해로운 사고 패턴을 바꾸는 훈련을 통해 삶을 개선하는 심리학적 기법입니다.CBT가 특히 ‘나 자신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내 머릿속 말을 인식하게 한다.
-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관찰할 수 있게 한다.
- 비난이 아닌 이해와 수용으로 자기 대화를 전환할 수 있다.
- 반복되는 자기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CBT는 병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누구나 할 수 있는 심리 근육 훈련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나 자신’과 친해지기 위한 5단계 CBT 연습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4. 1단계: 자동사고 알아차리기 – 내 머릿속 말을 관찰하는 연습
CBT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동사고(Auto Thoughts)**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자동사고란 특정 자극(상황)에 반응하여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생각을 말합니다.예시:
- 상황: 친구가 답장을 하지 않는다
- 자동사고: “내가 뭔가 실수했나 봐. 날 싫어하게 된 건가…”
이런 생각은 너무 빨리, 너무 익숙하게 떠오르기 때문에 대부분 인식되지 않고 그대로 감정으로 연결됩니다.
그 결과 불안, 분노, 죄책감 같은 감정이 커지고,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연습 방법
- 하루 중 감정이 크게 일어난 순간을 떠올린다
- 그때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쳤는지 적어본다
- 그 생각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지 체크한다
자동사고를 언어화하는 것만으로도 나와의 첫 대화가 시작됩니다.
5. 2단계: 감정-사고 연결고리 파악하기 –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는 훈련
두 번째 단계는 감정과 사고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감정은 외부 자극이 아닌, 그 자극에 대한 **해석(생각)**에서 발생합니다.예를 들어 같은 상황이라도 생각에 따라 감정은 달라집니다:
- A: “오늘 회의 때 아무도 내 아이디어에 반응 안 했어.”
- 생각: “내 아이디어가 별로였나 봐.” → 감정: 위축, 실망
- 생각: “다들 피곤했나 보다.” → 감정: 무덤덤, 객관화
연습 방법
- 상황 → 떠오른 생각 → 느낀 감정 → 감정 강도(1~10)를 써본다
- 다른 해석이 있었는지, 그에 따른 감정은 달라졌을지 비교해본다
이 연습을 통해 우리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감정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됩니다.
6. 3단계: 나에게 따뜻하게 말 걸기 – 자기비난을 자기이해로 바꾸는 기술
세 번째 단계는 내면의 비판자를 다루는 연습입니다.
우리 안엔 끊임없이 평가하고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너는 왜 늘 그래?”
- “그것밖에 못 해?”
- “다 너 탓이잖아.”
이 목소리를 그대로 두면 자존감은 무너지고,
내 자신과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연습 방법
- 지금 떠오른 부정적 자동사고를 적는다
- 그 말이 사실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 그 말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 한다면 어떻게 들릴지 상상해본다
- 그 대신 친구에게 해줄 말을 나에게 말해본다
예:
“내가 망쳤어” → “그럴 수도 있지. 완벽할 수는 없어. 다시 시도해보자.”친구처럼 말하는 연습은 곧, 나 자신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술입니다.
7. 4단계: 생각 재구성 – 왜곡된 나의 시선을 조정하는 연습
우리는 종종 현실을 사실이 아닌 **생각의 틀(인지 왜곡)**로 바라봅니다.
CBT에서는 이 틀을 바꾸는 것을 ‘인지 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이라고 부릅니다.대표적인 인지 왜곡
- 이분법적 사고: 완벽하지 않으면 실패
- 과도한 일반화: 한 번 실수했으니 나는 늘 그런 사람
- 독심술: 그 사람은 날 싫어할 거야
연습 방법
- 왜곡된 사고를 포착한다
- “정말 그런가요?”, “그 생각에 근거가 있나요?” 질문을 던진다
- 더 현실적인 시각으로 다시 쓰기
예:
“나는 사람들 앞에서 늘 말을 못 해”
→ “가끔 실수하긴 하지만, 대부분 잘 해낸다”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을 바꾸는 일입니다.
8. 5단계: 행동 실험 – 나를 믿고 움직이는 용기 훈련
마지막 단계는 생각을 넘어서 행동을 바꾸는 실험입니다.
CBT에서는 ‘행동 실험’을 통해 생각과 현실을 연결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합니다.예:
- 생각: “나는 발표하면 꼭 틀릴 거야.”
- 실험: 발표 전에 5번 연습하고 발표해보기
- 결과: 실수는 있었지만, 생각만큼 최악은 아니었음
연습 팁
-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믿음을 실험해볼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정한다
- 실험 전후 생각과 감정, 행동을 비교한다
- 실험을 통해 얻은 ‘사실’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조정한다
행동 실험은 결국 ‘나는 괜찮은 사람일 수 있다’는 믿음을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입니다.
9. 연습을 꾸준히 하기 위한 실전 팁과 루틴 만들기
CBT는 ‘알아채는 것’보다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관처럼 훈련해야 나 자신과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추천 루틴
- 아침: 오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 줄 쓰기
- 점심: 오늘 떠오른 자동사고 하나 적기
- 저녁: 오늘 나를 지지했던 생각 or 말 돌아보기
실천 팁
- 1일 1감정 기록: ‘오늘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 감정 카드 만들기: 자신을 위로하는 문장 카드
- CBT 다이어리 앱 사용: Thinkable, CBT Companion 등
작은 실천이 쌓이면, 그게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이 됩니다.
10. ‘나 자신’과 진짜로 친해졌을 때 생기는 변화들
마지막으로, CBT 연습을 통해 나 자신과 진짜로 친해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됩니다
- 감정에 끌려가기보다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됩니다
- 실패해도 자기비난보다 회복력이 커집니다
-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 삶이 ‘반응’이 아닌 ‘선택’이 됩니다
CBT는 일시적인 위안이 아니라,
‘자기와 연결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심리 기술입니다.
매일 나에게 묻는 연습, 다정하게 말하는 습관, 왜곡된 믿음을 걷어내는 용기.
이 모든 것이 ‘나 자신’과 친해지는 여정이 됩니다.'인지행동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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