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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항상’이라는 말이 마음을 가둔다
“나는 항상 실패해.”
“항상 내가 먼저 사과해야 해.”
“항상 나는 손해 보는 사람이지.”이런 말들, 한번쯤 마음속에서 중얼거린 적 있으시죠?
‘항상’이라는 단어는 겉보기에 단순한 수식어지만, 감정의 세계에선 강력한 프레임을 만듭니다.
그 프레임은 과거, 현재, 미래를 모조리 하나의 틀에 가둬버립니다. 마치 돌에 새긴 문장처럼, ‘변하지 않는 운명’처럼 만들어 버리죠.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왜곡’ 중 하나인 과잉 일반화라고 부릅니다.
한 번의 경험, 두세 번의 실수로 전체 삶을 일반화하는 방식이죠. 예컨대 누군가에게 실망을 한 두 번 당한 경험이 있다면,
“사람은 항상 믿으면 안 돼”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문제는 이 결론이, 삶을 무겁고 단절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항상”은 유연성을 빼앗고, 예외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틀어지는 순간, “봐, 역시 항상 그래.”라고 자신에게 낙인을 찍습니다.
이처럼 ‘항상’은 자기 신념이 아니라 자기 제한의 언어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항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걸까요?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마음이 편하니까요.
하지만 그 단순함은 결국, 내 삶을 좁히고, 관계를 단절시키고, 나의 가능성을 줄입니다.
2. ‘절대’라는 단어는 관계를 닫아버린다
“절대 저 사람은 날 이해 못 해.”
“절대 그 일은 다시 하지 않을 거야.”
“절대 용서 못 해.”‘절대’라는 말은 강력한 결의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반복되면 마음은 점점 닫힌 공간에 갇히게 됩니다.‘절대’는 선택을 차단합니다.
‘절대’는 타협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절대’는 회복의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특히 관계 안에서 ‘절대’는 치명적입니다.
한 번 다퉜던 친구에게 “쟤는 절대 안 바뀔 거야.”라는 말을 하면, 그 사람은 다시 기회조차 갖지 못합니다.
스스로도 그 관계를 다시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고, 결국 감정은 단절되고 관계는 파국으로 이어집니다.심리 상담 현장에서도, ‘절대’라는 단어가 자주 들릴 때는 정서적 경직성, 트라우마, 완벽주의가 함께 나타납니다.
이 단어는 마음을 방어하는 도구인 동시에, 성장과 치유를 차단하는 장벽이 됩니다.세상에 ‘절대’란 있을까요?
감정은 흘러가고, 사람은 변합니다.
그 변화의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는 순간, 우리는 삶의 유연성을 잃게 됩니다.
‘절대’라는 단어는 말보다 마음을 먼저 닫습니다.
3. 말이 감정을 결정한다: 언어의 힘
어느 날, 당신이 상사에게 질책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 어떤 말이 떠오르나요?
“나는 항상 이 모양이지.”
“나는 절대 인정 못 받을 거야.”
혹은 “오늘 내가 실수했구나. 다음엔 더 잘 해보자.”일 수도 있죠.이 차이는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면화된 자기 대화(inner speech)**라고 부릅니다.
사람은 하루 평균 6만 가지의 생각을 떠올린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은 말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들이 감정과 행동을 결정합니다.‘항상’, ‘절대’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극단적인 감정 반응을 유도합니다.
결국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내 삶 전체를 무가치하게 여기는 자동 사고로 이어집니다.
반면, “이번만 그랬어”, “조금 실수했지만, 괜찮아.”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감정은 훨씬 가벼워지고 회복력도 빨라집니다.말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감정을 낳고, 감정은 행동을 결정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는 인생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단지 말이 아닙니다. 삶의 프레임입니다.
4. 마음의 무게를 가중시키는 '언어의 습관'
사람은 무언가를 자주 말하면, 그 말이 습관처럼 뇌에 각인됩니다.
그리고 그 언어 습관은 무의식적인 사고 흐름을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항상 부족해'라는 말을 반복하면, 상황과 무관하게 자신을 낮추는 인지 패턴이 만들어집니다.이런 언어의 반복은 결국 ‘정체성’으로 굳어집니다.
내가 말한 대로, 나는 그렇게 믿게 되고
그 믿음대로, 나는 그렇게 행동하게 됩니다.‘항상’, ‘절대’는 그 자체가 비탄과 단절의 프레임입니다.
그 단어를 사용할 때, 우리는 자신을 ‘변화 불가능한 존재’, ‘회복 불가능한 관계’로 규정합니다.
무의식 중에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죠.예컨대 "나는 절대 사람을 못 믿어"라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도 방어적입니다.
그들의 신념이 경험을 제한하고, 실제 상황을 왜곡해 인식하게 만듭니다.**이것이 바로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실현적 예언’**입니다.
내가 믿는 대로 현실을 해석하고, 그 해석에 따라 행동하니 결국 그 결과가 신념을 강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말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특히 자주 반복되는 말일수록, 그 말은 감정을 덮고, 판단을 흔들며, 삶의 방향까지 결정짓습니다.
언어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감정의 무게를 덜어내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5. 감정 조절력을 떨어뜨리는 단정적인 말들
“항상 나는 손해 보는 쪽이야.”
“절대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없어.”
이런 말들이 입 밖에 나오는 순간, 감정은 폭발하거나 무기력해지곤 합니다.왜일까요?
이 단정적인 말들이 뇌에 ‘긴급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그 언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불안, 분노, 수치심 같은 감정이 동시에 터져 나오죠.그 결과 우리는 상황을 침착하게 분석하거나,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을 잃게 됩니다.
말이 감정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말에 끌려다니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또한 단정적인 언어는 감정을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합니다.
슬픔은 더 깊은 슬픔으로, 분노는 격렬한 분노로 증폭됩니다.
반면 유연한 언어, 즉 “이번에는 좀 속상했어”, “그 사람이 그랬을 뿐이야”처럼 말할 때, 감정은 가라앉고 회복이 빨라집니다.말의 온도는 곧 감정의 온도입니다.
무거운 언어는 감정의 회복력을 떨어뜨리고, 가벼운 언어는 감정의 재생력을 높입니다.
단정 대신 묘사, 판단 대신 느낌을 말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6. 관계를 해치는 ‘항상’, ‘절대’의 독
부부 싸움에서 가장 위험한 말은 무엇일까요?
바로 “당신은 항상 이기적이야.”, “넌 절대 내 말을 안 들어.” 같은 말입니다.이 말이 위험한 이유는 단 하나.
상대를 한 가지 성격으로 고정시켜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감정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관계를 재단하는 문장이 됩니다.“항상”, “절대”는 상대의 행동이 아닌, 존재 자체를 비난하게 만듭니다.
그 순간, 상대는 방어적으로 변하고 대화는 단절되죠.
그리고 반복되면 결국 서로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고정시키게 됩니다.이런 언어는 부모 자녀 관계에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너는 항상 산만하잖아.”, “절대 넌 책임감이 없어.”
이런 말들은 아이의 자아 형성에 직접적인 상처를 줍니다.
결국 아이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인가보다”라는 부정적 자기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죠.관계에서 필요한 건 규정이 아니라, 관찰과 소통입니다.
“이번엔 좀 서운했어”, “이런 상황에서 나는 불편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내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습관은 관계를 지켜주는 심리적 장치입니다.
7. 나를 가두는 낙인의 언어
자기비판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항상’, ‘절대’를 많이 씁니다.
이들은 단 한 번의 실수에도 "나는 항상 이렇게 실수해", "난 절대 잘할 수 없어"라고 말하곤 하죠.이것은 실수나 상황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규정하는 말입니다.
이런 언어는 점차 ‘내가 못난 사람’이라는 정체성으로 굳어지게 만들고,
그 정체성은 새로운 도전을 어렵게 하고, 삶의 유연성을 잃게 만듭니다.실제로 정신과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나는 항상 문제야’, ‘절대 안 나아져’ 같은 낙인적 언어입니다.
그 말이 반복되면 뇌는 점점 회복보다 포기를 학습하게 됩니다.그렇기에 심리 치료에서는 이 말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항상 그런 건 아니에요.”
이렇게 감정을 공감하면서, 언어의 균형을 되찾는 연습을 합니다.나를 지키는 언어는 사실 거창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실수할 수도 있어.”, “이번엔 힘들었지만 다음은 다를 수 있어.”
이런 말들이 자존감의 토양이 됩니다.
8. ‘가끔’이라는 말이 주는 위로
‘항상’과 ‘절대’는 단단한 벽입니다.
반면 ‘가끔’, ‘때때로’, ‘그럴 때도 있어’ 같은 말은 틈이 있는 문입니다.가끔은 실수해도 괜찮고,
가끔은 의심해도 괜찮고,
가끔은 잘못해도 괜찮습니다.이 표현은 우리를 비난 대신 이해의 언어로 이끕니다.
상대방과 나 자신을 한결 너그럽게 바라보게 하며, 감정의 흐름을 인정하게 도와줍니다.사실 대부분의 감정은 항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상황도 절대적인 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감정을 표현할 때도 절대적인 언어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죠.“오늘은 좀 우울하네.”, “그땐 좀 그랬지만, 지금은 나아졌어.”
이런 말은 회복의 여지를 줍니다.
그리고 그 여지가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을 만듭니다.
9. 언어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말의 패턴은 감정의 패턴을 만들고,
감정의 패턴은 행동의 흐름을 결정하고,
행동은 결국 삶의 방향을 형성합니다.즉, 말 한 줄이 인생을 움직이는 엔진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긍정심리학에서는 ‘감정 일기’ 작성 시
극단적인 단어 사용을 줄이고, 보다 구체적이고 유연한 표현을 쓰도록 합니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스트레스 인식 수준이 현저히 낮아지고,
자기 효능감이 향상되며, 불안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언어를 바꾸는 건 간단하지만 위대한 시도입니다.
“나는 가끔 실수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절대는 없어. 모든 건 흐르고, 바뀌고, 지나간다.”
이런 말들이 쌓이면, 그 사람의 삶도 훨씬 가벼워지고 유연해집니다.
10. ‘항상’과 ‘절대’를 내려놓는 연습
이제 질문해봅시다.
오늘 하루, 나는 몇 번이나 ‘항상’ 혹은 ‘절대’라는 말을 떠올렸을까요?그 말들을 떠올릴 때마다, 잠시 멈추고 묻는 연습을 해보세요.
“정말 항상 그런가?”, “정말 절대 그런 일은 없었나?”
그 질문 하나로, 마음은 다시 열린 상태가 됩니다.삶은 흐릅니다. 감정도 변하고, 관계도 진화합니다.
그 변화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지 않으려면, 말부터 바꿔야 합니다.‘항상’ 대신 ‘가끔’을,
‘절대’ 대신 ‘지금은’을,
‘너는 원래 그래’ 대신 ‘그땐 그랬어’를 써보세요.그렇게 말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감정이 풀리고, 삶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말은 습관이고, 습관은 인생입니다.
오늘부터 말의 무게를 줄이면, 내 삶의 무게도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인지행동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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