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리의 블로그

자기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되짚는 섬세한 과정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돕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쿠키, 웹 비콘, IP 주소 또는 기타 식별자의 사용과 같이 이용된 기술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여 Google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한 결과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 수집, 공유 및 사용을 명확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은 jeongsinaedeusenseu@gmail.com에 연락주세요

  • 2025. 6. 5.

    by. ad-jungsin

    목차

      1. ‘할 수 없다’는 믿음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나는 그건 못 해요.”
      “시도해봤자 소용없어요.”
      “그 사람은 다르니까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이런 말들, 낯설지 않죠?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한계’를 ‘진실’처럼 믿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믿음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무력감의 학습’**에서 비롯됩니다.
      어릴 때 무시당했던 경험,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기억, 비교당하며 생긴 열등감…
      이런 감정이 쌓이고 반복되면, 뇌는 ‘나는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합니다.

      이 믿음은 진짜 능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과거의 실패를 일반화하고, 스스로를 낙인찍는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그때 안 됐으니까, 앞으로도 안 될 거야.”
      이건 논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감정에 의해 왜곡된 결론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단순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자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왜 나는 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가?”를 스스로 해체하고,
      그 믿음에서 한 걸음씩 빠져나오는 방법을 실제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2. 무력감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할 수 없다’는 믿음은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뇌가 반복된 좌절 속에서 만들어낸 회피 전략입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나를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성장을 막는 심리적 감옥이 됩니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의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강아지에게 전기 충격을 주는 실험에서, 어떤 그룹은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어떤 그룹은 어떤 행동을 해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회피할 수 없던 그룹은 나중에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도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바로 무력감의 본질입니다. 더 이상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상태.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할 수 없다’는 말은 그저 생존을 위한 방어 체계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구조를 이해하고, 조금씩 새로운 선택지를 연습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은 단지 의지를 다지는 것이 아닙니다.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가능한 구멍’을 찾는 전략입니다.
      무력감은 감정이지만, 극복은 행동을 통한 신경회로 재구성에서 시작됩니다.


      3. ‘나는 못해’라고 믿는 뇌의 작동 원리

      우리 뇌는 항상 ‘예측’을 합니다.
      그리고 그 예측의 근거는 과거 경험입니다.
      과거에 실패했다면, 뇌는 그 유사한 상황을 재해석할 때
      **“그건 위험해. 하지 마.”**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는 본능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성장하고 싶은 욕구와 충돌하게 될 때 발생합니다.
      그 욕구가 나를 전진하게 만들고, 예전 기억이 나를 붙잡죠.

      그때 뇌는 자동적으로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원래 나는 이런 성격이야.”
      “그건 나와 맞지 않아서 그래.”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의미 없어.”

      이처럼 뇌는 무력감에서 벗어나는 대신,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논리적 정당화 장치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습니다.
      이 ‘합리화’는 감정을 방어해줄 뿐, 삶을 바꾸진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은 급격히 낮아지고,
      무기력은 삶 전체를 침범하게 됩니다.

      해답은 단순합니다.
      생각을 바꾸기보다, 감정을 의심하고, 행동을 새로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뇌는 “이게 가능하네?”라는 새로운 경험을 저장하고,
      그 경험이 기존 믿음을 재구성하게 됩니다.


      4. 할 수 없다는 믿음을 재구성하는 질문들

      믿음을 바꾸는 첫걸음은 의심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내가 가진 신념은 과연 사실일까?
      ‘나는 못 해’, ‘나는 원래 그래’라는 말 뒤에는 경험이 아닌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도구는 ‘인지 전환 질문’입니다.
      심리치료 기법인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부정적 자동 사고를 바꾸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라고 합니다.

      • 이 생각은 증거가 있는가?
      • 과거에 전혀 성공한 적이 없었는가?
      • 만약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면, 나는 뭐라고 답할까?
      • 이 생각을 계속 믿는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될까?

      이 질문들을 글로 써보면, 내 믿음이 사실이 아닌 감정의 왜곡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발표를 못 해”라는 믿음이 있다면,
      “예전에 칭찬받은 발표가 있었나?”, “준비가 부족했던 적은 없었나?”
      이런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해석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믿음을 바꾸는 건 하루 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루틴을 만들면,
      뇌는 조금씩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5. 실패를 다시 보는 기술: ‘검은 상자 효과’

      항공기 사고 후, 가장 먼저 수색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블랙박스’입니다.
      그 안엔 사고 직전의 모든 기록이 담겨 있죠.

      이 개념을 심리학에서는 **‘검은 상자 효과’**라고 부릅니다.
      실패한 경험을 무시하거나 지워버리는 대신,
      그 안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분석하고, 다음에 어떻게 보완할지를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종종 실패하면 그것을 정체성으로 받아들입니다.
      “나는 실패한 사람이다.”
      하지만 검은 상자 접근법은 **“나는 실패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태도를 만들어 줍니다.

      예를 들어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그 원인을 ‘나란 사람의 무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발표 구성 방식이 부족했구나.”
      “긴장 조절을 미리 훈련했어야 했구나.”
      “회사와 내가 맞지 않았을 수도 있구나.”
      이렇게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분석하고 재해석하는 기술을 습관화하면,
      실패는 ‘나는 못해’라는 확신이 아니라,
      ‘내가 어떤 방식으로 하면 될지 더 잘 알게 되는 과정’으로 변화합니다.
      이게 바로 **성장형 사고(Growth Mindset)**의 핵심입니다.


      6. 성장을 방해하는 비교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나는 저 사람처럼 똑똑하지 않아.”
      “내가 그걸 해봤자,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
      이런 생각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갉아먹습니다.

      비교는 대부분 결과 중심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상대방의 ‘지금 모습’과 나의 ‘과정’을 비교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는 거의 항상 열등감과 무기력입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사람은 비교를 경로 중심적으로 전환합니다.
      즉, “저 사람도 나처럼 출발했을까?”, “어떻게 거기까지 왔을까?”를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이건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학습의 재료가 됩니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라고 믿는 순간 인생이 바뀐다.”

      비교를 끊으려면, 자기만의 레벨 차트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 오늘의 시도 점수: 10점 만점에 몇 점?
      • 새로운 도전: 지난주보다 하나 더 해봤는가?
      • 실패 후 복귀 시간: 이전보다 빨라졌는가?

      이 기준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그 순간 ‘나는 못 해’라는 믿음은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바뀝니다.


      7. 감정과 믿음의 분리를 배우는 훈련

      믿음과 감정은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감정을 믿음처럼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 직전 떨리는 감정을
      “나는 발표를 못 해”라는 믿음으로 해석합니다.
      혹은 누군가 거절했을 때 생기는 서운함을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연결하죠.

      하지만 감정은 상황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일 뿐입니다.
      감정은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실전 루틴이 있습니다.

      1. 감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2. 그 감정에서 비롯된 믿음을 분리하기
      3. 믿음이 진실인지 점검하기

      예:

      • 감정: “지금 불안하고 두렵다.”
      • 믿음: “나는 이걸 잘 못 해.”
      • 점검: “정말 그런가? 과거에 해낸 적은 없었나? 다른 방식은 없나?”

      이런 과정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신념을 의식적으로 재구성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결국 믿음을 다루는 건, 감정과 거리를 두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8.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법

      “할 수 없다”는 믿음 뒤에는 대부분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무시당할까 봐 생기는 두려움.

      이 두려움을 다루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는
      그 상황을 공포가 아닌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실패할까 봐 두려운 면접을
      → “이 회사는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
      사람들과의 모임이 두려운 상황을
      →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이렇게 접근하면 뇌는 경계 모드에서 탐색 모드로 전환됩니다.

      호기심은 학습과 연결되어 있고,
      두려움은 회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신경 회로를 작동시킵니다.

      실전 연습:
      어떤 일이 두렵다면, 그 상황에 대해 5가지 궁금한 점을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한 실험을 작게 하나 시작해보세요.
      ‘도전’이 아니라 ‘탐색’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면
      할 수 없다는 믿음은 점점 호기심에 의해 해체됩니다.


      9. 작고 반복 가능한 시도로 신경 회로를 바꾼다

      “자신감은 성공에서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겁니다.
      그 말은 맞기도, 틀리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작은 성공의 반복이 뇌에 새로운 회로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자기 효능감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과제를 완수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도전에 대한 태도와 감정이 바뀝니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과제를 반복하면
      그 결과가 뇌에 ‘이건 가능하다’는 회로로 새겨지게 됩니다.

      예:

      • 운동이 무서운 사람 → 2분 스트레칭
      • 글쓰기가 막막한 사람 → 하루 1문장
      • 말하는 게 어려운 사람 → 하루 1인칭 독백

      이 시도들이 작아 보여도, 그 반복은
      “할 수 없다”는 신념을 실제 경험으로 덮어씌우는 재학습 과정이 됩니다.

      자신감은 의지나 타고난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된 행동이 뇌를 다시 훈련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10. 나는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할 수 없다”는 말은 이제
      “나는 아직 이 방법을 찾지 못했다.”
      “나는 지금 불안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는 해볼 수 있다.”
      이런 말들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들은 매일 연습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말은 믿음을 만들고, 믿음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결국 나를 바꾸게 됩니다.

      오늘도 작게 시도해보세요.
      작게 질문하고, 작게 표현하고, 작게 도전하고, 작게 실패하세요.
      그 작은 반복이 결국, “나는 할 수 없다”는 감옥에서
      당당히 걸어 나오는 출입문이 됩니다.

      ‘할 수 없다’는 믿음에서 빠져나오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