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리의 블로그

인지행동치료는 생각과 감정, 행동의 고리를 인식하고 바꾸는 훈련으로, 자기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되짚는 섬세한 과정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돕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궁금한 사항은 jeongsinaedeusenseu@gmail.com으로 문의해 주세요.

  • 2025. 4. 2.

    by. ad-jungsin

    목차

      1. 나를 괴롭히는 관계, 바꿀 수 있을까?

      사람 때문에 웃고, 또 사람 때문에 우는 게 인생입니다.
      직장에서, 연인과의 사이에서, 친구와의 갈등 속에서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그럴 땐 누구를 바꾸기보다, 내 생각을 바꾸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CBT,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입니다.
      특히 CBT에서 사용하는 ‘질문 전략’은 단순한 심리 기법을 넘어, 일상 속에서 자기 대화로 마음을 정리하고 관계를 풀어가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2. 같은 상황도 달라지는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 치료는(CBT)는 인지(생각)과 행동을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나가는 심리 치료법입니다.
      그 핵심은 이렇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생각이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가 인사를 안 했다고 해볼게요.
      어떤 사람은 “바빴겠지”라고 생각하고 넘기고, 다른 사람은 “나를 무시했어”라고 느끼며 하루 종일 마음이 상할 수 있죠.

      같은 상황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CBT는 내 머릿속 자동 생각(automatic thoughts)을 인식하고, 그 생각이 현실적인지, 과도한 해석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탐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대인관계 트러블을 푸는 CBT 질문 전략 -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기

      3. 왜 인간관계에 CBT 질문 전략이 필요할까요?

      대인관계 트러블은 단순히 '상대방의 잘못'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감정, 해석등 많은 부분이 얽혀 있기 마련입니다.

      CBT의 질문 전략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특히 유용합니다:

      • 상대의 말에 과하게 반응할 때
      • 혼자 상상 속에서 관계를 끊고 있을 때
      • 반복적으로 같은 갈등 패턴을 겪을 때
      • 감정에 치우쳐 냉정하게 상황을 보기 어려울 때

      이때 우리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고, 더 현실적인 시각으로 관계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제 실제 질문 전략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 CBT 질문 전략 10가지

      1). 정말 100% 확신할 수 있나요?

      상대가 일부러 무시했을 거라고 느낄 때, 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정말 그 사람이 일부러 나를 무시했다고 확신할 수 있나?
      종종 우리는 10%의 불확실성을 무시하고, 90% 확신으로 상처받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일에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2). 다른 가능한 설명이 있을까요?

      CBT에서 자주 사용하는 질문입니다.
      한 가지 해석이 전부일까요?
      상대방이 인사를 안 한 이유가 단순한 집중, 피곤,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시나리오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한결 가라앉습니다.

      3). 이런 생각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해."
      이런 생각이 반복되면 나도 모르게 위축되고 예민해지게 됩니다.
      이때 내 생각이 나에게 해가 되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생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4).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나요?

      이 질문은 감정과 사실을 분리하게 도와줍니다.
      분노, 서운함, 질투… 감정에 빠져 있으면 냉정하게 보지 못하죠.
      한 발짝 떨어져 “지금 감정이 판단을 흐리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물어보세요.

      5). 만약 친구가 이런 고민을 말한다면, 뭐라고 말할까요?

      신기하게도,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문제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내가 나를 대하는 것보다 친구를 더 이해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잖아요.
      그 따뜻한 시선을 나에게도 나눠줘 보는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거에요.

      6). 이 문제가 1년 뒤에도 중요할까요?

      당장은 굉장히 중요해 보이는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제의 크기를 객관화하고, 감정의 무게를 줄이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문제 자체가 가지는 중요도가 작아지게 됩니다.

      7). 내가 기대하는 행동은 현실적인가요?

      “왜 먼저 연락 안 해?”, “왜 고맙다는 말을 안 해?”
      이런 생각 뒤에는 기대가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그 기대가 상대에겐 공감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8).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가요?

      CBT는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구분을 강조합니다.
      상대방의 마음, 반응은 내가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 해석, 반응, 감정 조절은 내가 선택할 수 있고 통제 가능하며 바꿀수도 있습니다.

      9). 내가 바꾸고 싶은 패턴은 무엇인가요?

      사람마다 반복되는 갈등 패턴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거리를 둔다거나, 상대방에게 무시당하면 화를 내고, 이 문제는 이렇게 대처하면 좋은거 같다고 말하면 지적한다고 생각해서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일반인이 보기에 어이가 없는 고집을 피우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패턴을 갖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시작됩니다.

      10).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건 뭘까요?

      가장 강력한 질문이며, 상처를 성장으로 바꾸는 질문 아주 훌륭한 질문입니다.
      “이 관계에서 나는 나의 자존감을 더 돌봐야 한다는 걸 배웠어.”
      이렇게 정리하면 갈등조차 내 성장의 일부가 됩니다.

      5. 실전 적용 사례 : “무시당한 것 같아서 마음이 상했어요”

      1). 상황: 직장 동료가 점심에 나만 빼고 밥을 먹으러 갔다. → “나를 왕따시키는 건가?”라는 생각에 감정이 상함.

      2). CBT 질문 전략을 사용해 본다면,

      1. 정말 나를 일부러 뺀 걸까?
      2. 다른 설명이 있을까? (급하게 갔을 수도)
      3. 이런 생각이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나?
      4. 지금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건 아닐까?
      5. 친구가 이 상황이면 뭐라고 조언할까? 등의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위 질문에 따른 예상 결과는

         1. “확신할 수 없고, 그 사람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겠다.”
         2. “내가 과하게 예민하게 해석했을 수도 있다.”라고 느끼게 되면서, 
         3. 나의 감정이 훨씬 가벼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6. 관계 회복의 출발점은 ‘나’입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의 문제를 상대방의 문제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CBT의 질문 전략을 써보면, 내 생각의 습관, 감정의 반응,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서 갈등의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이 질문들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나를 존중하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겠다는 삶의 태도입니다.
      한 번에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 한 개의 질문이라도 자주 써보면, 관계는 조금씩 바뀝니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면, 사람을 버리기 전에 먼저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CBT 질문 전략은 심리치료실을 벗어나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도구입니다.
      ‘나 자신에게 더 좋은 질문’을 던지며, 마음의 회복과 건강한 관계 회복을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