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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왜 우리는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한 말을 할까?
“나는 왜 이렇게 못났지?”, “또 실수했어. 역시 나는 안 돼.”
“이런 말 하면 민폐겠지. 조용히 있는 게 낫겠다.”이런 말, 혹시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말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말은 남이 하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만큼 잔인한 말입니다.
그런 말들이 무의식적인 자기 말버릇이 되면, 어느새 우리 자신을 믿는 힘은 점점 사라지고 맙니다.문제는 이 말들이 그냥 떠오른다는 겁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황만 생기면 ‘자동처럼’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동사고(automatic thoughts)’라고 부릅니다.2. 자동사고와 자기 언어 – 말버릇이 마음을 만든다
자동사고는 우리가 상황에 대해 습관처럼 떠올리는 생각 혹은 말입니다.
이 사고는 수년간 쌓인 경험, 감정, 기억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주 등장할수록 그 힘은 강해집니다.예를 들어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어떤 사람은 “내가 부족했나 봐. 노력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나는 원래 안 돼. 이래서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죠.이 차이는 단순한 ‘긍정 vs 부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언어를 머릿속에 내재화하고 있느냐가 우리 감정, 행동, 궁극적으로는 삶의 방향까지 결정짓습니다.즉, 우리가 어떤 말버릇을 가지고 살아가느냐가 우리의 정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3. CBT에서 말의 힘은 어떻게 작동할까?
CBT(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인지), 감정, 행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하는 심리치료 기법입니다.
CBT는 특히 자동사고를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자동사고를 인식하고, 그것을 재구성하고, 더 현실적이고 따뜻한 말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안정시키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CBT의 기본 구조는 아래와 같이 구성됩니다.
- 사건 발생: 일이 벌어짐
- 자동사고: “역시 나는 안 돼.”
- 감정: 불안, 우울, 분노
- 행동: 회피, 자기비난, 도전 포기
이 구조에서 사고를 바꾸면, 감정도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집니다.
이것이 바로 CBT식 ‘생각을 바꾸는 문장 훈련’의 핵심 원리입니다.4. 생각을 바꾸는 문장의 힘 – 심리학이 제안하는 자기대화
CBT는 생각을 억지로 ‘좋게’ 바꾸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존중하되, 그 감정을 만든 생각을 재해석하라고 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생각을 바꾸는 문장’입니다.아래와 같이 문장을 재해석 해보기를 추천드리립니다.
- “나는 늘 실수만 해.” --> “실수는 했지만, 나도 배우고 있다는 증거야.”
- “나는 혼자야.” --> “지금 외롭지만,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거야.”
- “나는 게으른 사람이야.” --> “요즘 지친 상태야.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에너지가 부족했던 거야.”
이러한 문장을 반복적으로 쓰고, 소리 내어 말해보고, 메모하며 익히면, 부정적 사고의 회로를 점점 덜 사용하게 됩니다.
그 결과, 감정이 덜 요동치고, 자기에 대한 믿음도 차츰 회복됩니다.5. 이제부터는 CBT식 말버릇 훈련을 단계별로 배워봅시다.
1). 1단계: 내 말버릇을 기록하자 – 머릿속 언어의 목록화
첫 번째 단계는 내가 자주 사용하는 자기 언어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하루를 보내며 떠올린 생각 중에서 아래와 같이, 특히 감정을 동반한 문장을 기록해 보는건 어떨까요?- “이따가 해야지, 지금은 무리야.”
- “쟤는 나보다 똑똑해.”
- “나는 원래 뭘 꾸준히 못 해.”
- “나는 민폐일까 봐 말 못하겠어.”
이 리스트를 보면, 당신의 자동사고 패턴이 드러납니다.
이 말들은 그냥 ‘생각’이 아니라 뇌가 반복적으로 학습해온 자기언어입니다.리스트를 만든 다음, 어떤 단어가 자주 반복되는지, ‘나는 ~이다’ 문장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분석해 보길 권해드립니다.
이 작업만으로도 내가 어떤 식으로 나를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2). 2단계: 자동사고 분석 – 어떤 패턴이 반복되는가?
말버릇에는 유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정적 사고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분법적 사고: 완벽 아니면 실패 (“잘 안 되면 다 망한 거야”)
- 과잉 일반화: 한 번 실패하면 모두 실패 (“나는 원래 안 되는 사람”)
- 정신적 여과: 좋은 건 무시하고 나쁜 것만 확대 (“그때 칭찬은 빈말이었어”)
- 감정적 추론: 느끼는 대로 사실화 (“내가 이렇게 느끼는 걸 보면 분명 문제가 있어”)
내가 어떤 사고 왜곡에 빠져 있는지를 찾는 것이 2단계입니다.
CBT에서는 이 작업을 인지왜곡 분석(Cognitive Distortion Check)이라고 합니다.3). 3단계: 대체 문장 만들기 – 마음을 지지하는 말 연습
이제 본격적으로 ‘대체 문장’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중요한 건, 무작정 긍정적인 말을 외우는 게 아니라 내가 믿을 수 있는 현실적인 언어로 바꾸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대체 문장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요?
대체 문장은 처음엔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할수록 뇌가 새로운 사고 회로를 학습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인지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이라고 합니다.4). 4단계: 자기 문장을 반복하자 – 감정을 바꾸는 루틴
자기 문장은 생각을 바꾸는 루틴의 핵심 도구입니다.
하루에 한 번, 나를 지지하는 문장을 읽고, 말하고, 써보는 훈련을 해보길 추천 드립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말하기 : "오늘 나는 내 페이스대로 움직여도 괜찮아.”
- 일하다가 자책이 올라올 때 : “나는 이 일을 처음 해보는 중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
- 잠들기 전 3문장 쓰기 : “오늘 고생한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만하면 잘한 하루였다.”,“내일도 해볼 수 있다.”
이러한 반복은 마음속 ‘자기 대화’를 바꾸는 트레이닝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의 감정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6. 말버릇을 바꾸고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
1). 사례 1. 30대 직장인 지혜 씨
항상 “나는 말주변이 없어”라는 말버릇으로 대인관계를 회피하던 지혜 씨는, CBT 훈련으로 “나는 천천히 말하는 스타일이고, 그건 나쁘지 않아”라는 문장을 반복했습니다.
이후 회의나 발표 때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팀 내 소통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2). 사례 2: 취준생 민석 씨
“나는 떨어질 거야”라는 말이 습관이 된 민석 씨는, 대체 문장 “그동안 준비한 걸 보여주는 자리야”를 매일 아침 외쳤습니다.
반복 3주 후 실제 면접에서 더 침착하게 답변할 수 있었고, 최종 합격을 경험했습니다.7.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문장, CBT가 제안하는 셀프 언어훈련
말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감정을 만들며, 감정은 결국 우리의 삶을 결정합니다.
우리는 타인에게는 친절한 말을 건네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매일 냉정하고 매몰찬 말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CBT는 그 패턴을 바꾸자고 말합니다.
그 시작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아주 작은 말 하나, 나에게 다정하게 건네는 한 줄의 문장입니다.오늘 하루도 아래 처럼 자기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괜찮아. 너 정말 잘하고 있어.”
이 문장을 스스로에게 속삭여보세요.
그것이 바로 생각을 바꾸는 첫걸음입니다.'인지행동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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